중국무협사(문예 신서 115)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지은이 진산 (동문선,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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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무사도가 있다면 중국에는 협사정신이 있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협사, 무협이라는 말은 무협지를 통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 입니다.
다들 무림에 대한 환상도 한 번쯤 꿈꿔보기도 하셨을 것이고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환상속에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국인의 기저에 깔린 문화가 무엇인가.
중국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그런 책 같습니다.

일본의 무사도를 현대에 니토베 이나조 일본의 무사도라는 책을 쓰면서 다시 한번 부흥? 시켰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무협, 협사 정신이란 것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문화는 상층의 문화인 유교의 문화, 그리고 하층의 대중문화인 협사정신이라는 다층적인 구조로 이루어져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중 중국문화의 하층에 존재하고 있는 무협이라는 개념을 역사적인 현실을 통해서 찾아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잘 찾았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사료 속의 여러 파편들을 무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잘 엮어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무협에 대한 기록을 선진시대부터 송나라 때까지 시간적인 순서로 엮고 그 뒤로는 무협에 대한 과거 기록들의 평가가 어떠하였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무협소설의 등장에 대해서 그 뒤에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무협정신과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무협과 무사도, 그리고 기사도를 비교해 놓은 장이 있는 데 읽어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무협현상을 중국의 독특한 현상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할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도 무협현상이라고 부를만한 현상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생각은 바로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제시한 예시들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초기의 무협현상을 보면 무인들이 신의를 통한 개인적인 관계를 통하여 세력을 이루며 신의를 위해서는 나라의 법도 무시할 수 있는 그런 집단으로 그려집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혈족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주종관계로 능력있는 자들이 권세가에게 몸을 기탁하여 세력을 형성합니다.
신라의 장보고세력도 그러한 세력들 중 하나이죠.
이는 중국의 초기 무협현상과 비슷한 형태라고 보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협사들을 대상으로 사용하였던 유협지사라는 용어가 고려사에서도 발견됩니다. 제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두 용례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나라에도 무협이 완전하게 있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사병이 혁파되면서 이러한 사적인 조직들은 사라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게다가 우리나라는 땅이 좁으니 산속에 숨어서 녹림과 같은 조직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서 중국만큼 협사들이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武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는 중국이던 일본이던 우리나라던 다 존재하였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그런 정신들을 찾기 위해 좀 더 노력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무사도, 중국의 무협정신. 우리나라는... 어떤 무예정신이 있었을까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참 오랜만입니다만..
그렇다고 그간 책을 안 읽은 건 아니었습니다.. ㅎㅎ
여하튼.. 무사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짧막하게 서평을 써보고자 합니다.

무사도란 무엇인가(동문선현대신서130)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니토베 이나조 (동문선,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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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에 살았던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한 사람인 니토베 이나조가 저술한 책입니다. 예전 일본의 5000엔 권에 이사람 초상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본 책은 십팔기와도 인연이 깊은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께서 번역하고 도서출판 동문선에서 간행한 판입니다.
근래에 다른 분이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하여 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무사도라는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부분에는 무사도가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꼽아보면서 무사도의 성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의, 용, 인, 예, 성, 명예, 충의 등입니다.
그 다음에는 무사도를 통해서 일본의 문화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이 가지고 있는 정신문화의 근원이 무사도임을 밝히며
현실에서 무사도를 어떻게 계승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 동기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어느날 니토베 이나조에게 외국의 학자가 일본에서는 학교에서 종교교육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를 물었다고 합니다.
이에 그렇다고 대답하였는데, 그 학자는 그 사실에 너무나 놀라며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도덕교육을 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이에 명확하게 답변할 수 없었던 저자가 이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바로 무사도였던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동기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서양인들에게 일본에는 무사도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식의 도덕교육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쓰여있습니다. 무사도의 개념을 이해시키기위해서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으며.. 서양의 철학 중 비슷한 개념들을 비교하며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쉽게 쓰여지고 무사도라는 개념을 여러방면에서 살피고 있기 때문에 무사도라는 개념의 윤곽을 잡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글쎄?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니토베 이나조가 그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여튼.. 분량이 그리 많지도 않고 내용이 딱딱하지 않아서 읽어볼 만 한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나서 들었던 생각은 서문에서 서양인이" 종교교육 없이 어떻게 도덕교육을 합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종교들이 도덕교육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도덕교육은 꼭 종교를 통해서 할 필요는 없겠죠.
게다가 그 질문을 한 서양인은 저명한 법학자였다고 합니다. 당시 서양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조차 타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 정도 밖에 안되었었구나 하는 점이 씁쓸한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의 경우 과거에서 부터 이어져온 정신문화라면 어떤게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강의 기적, 2002 월드컵때의 우리.. 우리나라도 무언가 기저에 깔려있는 의식들이 작용했기에 앞서 말한 일들이 가능한 것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개념을 찾고 만들 생각은 미쳐 하지 못했죠.
사실 무사도라는 것도 에도시대 이후에 유교가 사무라이층에 유입되면서 정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대이후에 다시 재생산되어서 현대에 까지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되고요. 
우리도 이상적인 상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형성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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