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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무사도가 있다면 중국에는 협사정신이 있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협사, 무협이라는 말은 무협지를 통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 입니다.
다들 무림에 대한 환상도 한 번쯤 꿈꿔보기도 하셨을 것이고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환상속에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국인의 기저에 깔린 문화가 무엇인가.
중국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그런 책 같습니다.
일본의 무사도를 현대에 니토베 이나조 일본의 무사도라는 책을 쓰면서 다시 한번 부흥? 시켰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무협, 협사 정신이란 것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문화는 상층의 문화인 유교의 문화, 그리고 하층의 대중문화인 협사정신이라는 다층적인 구조로 이루어져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중 중국문화의 하층에 존재하고 있는 무협이라는 개념을 역사적인 현실을 통해서 찾아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잘 찾았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사료 속의 여러 파편들을 무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잘 엮어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무협에 대한 기록을 선진시대부터 송나라 때까지 시간적인 순서로 엮고 그 뒤로는 무협에 대한 과거 기록들의 평가가 어떠하였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무협소설의 등장에 대해서 그 뒤에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무협정신과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무협과 무사도, 그리고 기사도를 비교해 놓은 장이 있는 데 읽어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무협현상을 중국의 독특한 현상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할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도 무협현상이라고 부를만한 현상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생각은 바로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제시한 예시들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초기의 무협현상을 보면 무인들이 신의를 통한 개인적인 관계를 통하여 세력을 이루며 신의를 위해서는 나라의 법도 무시할 수 있는 그런 집단으로 그려집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혈족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주종관계로 능력있는 자들이 권세가에게 몸을 기탁하여 세력을 형성합니다.
신라의 장보고세력도 그러한 세력들 중 하나이죠.
이는 중국의 초기 무협현상과 비슷한 형태라고 보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협사들을 대상으로 사용하였던 유협지사라는 용어가 고려사에서도 발견됩니다. 제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두 용례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나라에도 무협이 완전하게 있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사병이 혁파되면서 이러한 사적인 조직들은 사라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게다가 우리나라는 땅이 좁으니 산속에 숨어서 녹림과 같은 조직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서 중국만큼 협사들이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武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는 중국이던 일본이던 우리나라던 다 존재하였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그런 정신들을 찾기 위해 좀 더 노력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무사도, 중국의 무협정신. 우리나라는... 어떤 무예정신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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