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참 오랜만입니다만..
그렇다고 그간 책을 안 읽은 건 아니었습니다.. ㅎㅎ
여하튼.. 무사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짧막하게 서평을 써보고자 합니다.

무사도란 무엇인가(동문선현대신서130)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니토베 이나조 (동문선, 2002년)
상세보기

이 책은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에 살았던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한 사람인 니토베 이나조가 저술한 책입니다. 예전 일본의 5000엔 권에 이사람 초상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본 책은 십팔기와도 인연이 깊은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께서 번역하고 도서출판 동문선에서 간행한 판입니다.
근래에 다른 분이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하여 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무사도라는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부분에는 무사도가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꼽아보면서 무사도의 성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의, 용, 인, 예, 성, 명예, 충의 등입니다.
그 다음에는 무사도를 통해서 일본의 문화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이 가지고 있는 정신문화의 근원이 무사도임을 밝히며
현실에서 무사도를 어떻게 계승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 동기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어느날 니토베 이나조에게 외국의 학자가 일본에서는 학교에서 종교교육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를 물었다고 합니다.
이에 그렇다고 대답하였는데, 그 학자는 그 사실에 너무나 놀라며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도덕교육을 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이에 명확하게 답변할 수 없었던 저자가 이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바로 무사도였던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동기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서양인들에게 일본에는 무사도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식의 도덕교육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쓰여있습니다. 무사도의 개념을 이해시키기위해서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으며.. 서양의 철학 중 비슷한 개념들을 비교하며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쉽게 쓰여지고 무사도라는 개념을 여러방면에서 살피고 있기 때문에 무사도라는 개념의 윤곽을 잡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글쎄?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니토베 이나조가 그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여튼.. 분량이 그리 많지도 않고 내용이 딱딱하지 않아서 읽어볼 만 한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나서 들었던 생각은 서문에서 서양인이" 종교교육 없이 어떻게 도덕교육을 합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종교들이 도덕교육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도덕교육은 꼭 종교를 통해서 할 필요는 없겠죠.
게다가 그 질문을 한 서양인은 저명한 법학자였다고 합니다. 당시 서양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조차 타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 정도 밖에 안되었었구나 하는 점이 씁쓸한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의 경우 과거에서 부터 이어져온 정신문화라면 어떤게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강의 기적, 2002 월드컵때의 우리.. 우리나라도 무언가 기저에 깔려있는 의식들이 작용했기에 앞서 말한 일들이 가능한 것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개념을 찾고 만들 생각은 미쳐 하지 못했죠.
사실 무사도라는 것도 에도시대 이후에 유교가 사무라이층에 유입되면서 정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대이후에 다시 재생산되어서 현대에 까지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되고요. 
우리도 이상적인 상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형성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무협사 - 진산  (4) 2009.06.07
전쟁 천재들의 전술  (0) 2008.07.29
무덕(武德)_ 武의 문화, 武의 정신  (0) 2008.07.20
칼끝에 천하를 춤추게 하다  (0) 2008.07.11
한국의 전통무예 십팔기  (0) 2008.07.04

장충단(獎忠壇)과 십팔기옛터(十八技舊地)<--인터넷신문 데일리안 칼럼 보러가기

장충단을 아시나요?
장충단은 지금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장충단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 대부분 알고 계실 뿐... 장충동 족발만을 다들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이 장충단은 사실 1900년 고종의 명으로 을미사변 때 순국한 장병을 기리기 위해 만든 제단(祭壇)입니다.
이 정도까지는 알고 계신 분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장충단이 조선의 무혼이 깃든 장소라는 것은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가장 위에 링크를 통해 칼럼을 읽어보시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 장충단이 만들어진 곳은 조선전기부터 계속해서 군인들이 훈련하는 터였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당시 이 일대는 남소영, 남별영, 그리고 화약무기고 와 같은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비파정이라고 하는 곳에서는 훈련도감군의 무예수련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무예는 다름아닌 십팔기였겠죠.

그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장충단에 그러한 배경이 있었다고 하니 관심이 가네요.
현재 장충단공원이 혹시 변하게 된다면 조선시대의 무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덕 상세보기
신성대 지음 | 동문선 펴냄
잃어버린 무(武)의 문화와 정신을 살펴보는 책. 조선 왕조 5백 년을 거치는 동안 무와 무예정신에 대한 인식은 결여되어 왔으며, 그동안 우리는 거의 모든 문화를 문(文)의 시각으로만 보고 평가해 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든, 예술이든, 문학이든, 철학이든 무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사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자 했다. 이 책은 무예란 무엇인지, 무예 문화란 무엇인지, 무예 정신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목차
1. 나라와 무예
2. 무武의 개념과 정의
.....
8. 병장 무예와 개인 무예
9. 전통 무예와 호신술, 그리고 놀이
10. 십팔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11. 예禮와 무예武藝
12. 화랑 정신과 신라의 삼국통일
13. 무술 무예 무도
.....
19. 십팔기 이전에는 무예가 없었나?
20.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 제대로 배운다.
.....
25. 무예는 과학이다
......
38. 무의 문화, 문의 문화
40. 禮, 信, 義
.....
48. 승자의 예, 패자의 예
.....
54. 염치를 모른다.
.....
68. 서양의 일곱가지 덕
......
71. 무예의 구성 원리
.....
77. 중국의 무협
78. 십팔기는 동양 3국 최고의 무예 체계이다.
79. 誠, 信, 意
80. 십팔기의 전승계보

부록
후기 : 잃어버린 문화, 내다 버린 문화


저자는 전통무예연구가이자 도서출판 동문선의 대표이다. 1969년부터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 십팔기를 사사받았고, 1984년에 동문선을 설립하였다. 현재 대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강사. 국군 전통의장대 지도사범,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장, 해범십팔기전수관을 맡아 십팔기와 도가양생공을 가르치고 있다.

------------------------------------------

새로운 시각, 새로운 창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그 동안 우리는 모든 문화를 문의 시각만으로 보고 평가해왔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무武의 문화는 형성하기 못해왔다.
문과 무의 불균형한 상태로 사회가 흘러가면서
우리는 어떠한 가치가 지켜야 하는 가치이고 어떤것이 더 중요한가를 잊고 살아왔다.

무덕은 보수적이다. 무덕은 지켜야만 하는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의 문화는 보수적이지 않다. 무예란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새롭고 좋은 것, 그리고 더욱 합리적인 것을 수용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기존의 우리 사회가 물질만능주의로 흘렀던 것은 우리가 무덕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文으로 둘러싸인 사회에서 이 무덕이 말하는 바는 귀 기울일만 하다. 

이 책의 각 장의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고 덧붙여서 저자는 인터넷신문 데일리안 경기에 칼럼으로 올리고 있다. 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dailian.co.kr/area/news/n_list.html?t_name=gg_news&kind=mno&keys=3832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사도란 무엇인가 - 니토베 이나조  (4) 2009.04.03
전쟁 천재들의 전술  (0) 2008.07.29
칼끝에 천하를 춤추게 하다  (0) 2008.07.11
한국의 전통무예 십팔기  (0) 2008.07.04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  (0) 2008.06.25
무려 기사 제목은
김용옥 교수 "태권도 공원은 천박한 무예사업" 이다.
그 외 다른 기사의 제목에서도
김용옥 교수 "태권도 공원 비판" 뭐 이런 식이다.
기사 제목을 저렇게 만들 수 있는지 답답스러울 다름이다.
그리고 그런 기사 제목 덕분인지 그 밑에 달려있는 댓글들도 미성숙한 모습이었다.

김용옥 교수의 논지는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기사 내용으로만 보아도
주제가 태권도 공원의 상업성 비판이 아니라, 한국 무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발전방향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으로 볼 때 정작 무예계 사람들이나 일반인들은 무예에 대해서 비판을 받아들이고 어떠한 발전할 생각들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물론 김용옥 교수의 이야기가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비판을 수용할 자세들이 아직 부족하진 않은가 하는 것이다.
무예를 하는 사람이라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옳은 것은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에서 보면 김용옥 교수는 "무예는 신체단련의 도라는 원초적 성격으로 복귀하게 되었다."라고 말했지만 그 말은 전부 옳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물론 전쟁이 발달하면서 무예의 가치는 변화하게 되었지만 그 가치가 수신의 가치로만 한정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예가 가지는 정신적 가치, 즉 "무덕武德"을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예를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무예를 하는 사람이라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나, 성誠 신信 의意 와 같은 덕을 배양하는 것이 그것이다.
김용옥 교수도 말했듯이 진정한 공부는 "수신"이 선행해야 한다. 그러나 그 수신이 단순한 신체단련은 아닐 것이다. 신체단련을 통해 마음을 갈무리하는 것이 수신이 아닐까 한다.

주된 기사거리가 된 태권도 공원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동의하는 바이다. 현대 사회에서 상업적 가치가 없다면 그 존립 자체가 문제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무예도 일정부분 상업성을 가지고 발전시켜야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그 가치가 전도되어 버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태권도 공원도 애초의 계획이나 현재까지 내걸고 있는 모토는 "태권도 성지"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초기의 계획을 보면 일반 테마파크들과 별반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태권도 성지라는 허울로 관광객을 끌어드리려는 기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될 것이다. 이는 태권도가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는 일이라고 하겠다.

'무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예와 격투기, 호신술  (0) 2008.07.15
무예도보통지 - 문화콘텐츠닷컴  (0) 2008.07.06
태권도는 스포츠? 무예?  (2) 2008.06.24
무예와 주체성  (0) 2008.06.18
맨손무예는 무예가 아닌가?!  (0) 2008.06.15

  국궁에서는 9계훈이라고 하여 국궁을 배우며, 쏘며, 지켜야할 예절을 9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정심정기(正心正己) 몸을 바르게 함이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고
인애덕행(仁愛德行) 어짐과 사랑으로 덕을 행하고
성실겸손(誠實謙遜) 정성스럽고 참되고 실속있게 남에게 나를 낮추어 순하게 대하고
자중절조(自重節操) 자심의 품의를 소중하게 하고 절개와 지조를 굳게 지키고
염직과감(廉直果敢) 곧고 청렴하며 용감하고 결단성을 강하게 가지며
예의엄수(禮儀嚴守) 예의의 절차와 몸가짐을 엄히 지키며
습사무언(習射無言) 활을 쏠 때는 말하지 말며
불원승자(不怨勝者) 나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말 것이고
막만타궁(莫灣他弓) 남의 활을 함부로 당기지 말 것이다.

  이상의 그 궁도 9계훈 혹은 국궁 9계훈이다.
  이 외에도 활을 쏘는 정(亭)에 가보면 정간이라고 하는 정의 상징물에 정에 들고날때 인사를 하는 '정간배례' 등 다양한 풍조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통틀어 사풍이라고 하는데 풍(風)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각각의 정에서 조금씩 그 형태에 차이는 있다. 여튼 하고자 하는 말은 활쏘기를 배우러 가보면 활쏘기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 것이다. 이 문화는 활쏘기를 단순한 체육활동 이상의 무언가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국궁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하튼, 활쏘기(射)에 대해서는 옛 경전에서도 말하듯이 좋은 성질을 지닌 전통문화라 하겠다.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활쏘기는 군자의 자세와 같음이 있으니, (활을 쏘아) 정곡을 잃으면 자기 몸에 돌이켜 찾는다." - 중용
仁者如射 射者 正己而後發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矣
"어진 자는 활쏘기 하는 것과 같으니, 활을 쏘는 자는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야 발사하여, 발사한 것이 맞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긴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신에게서 찾을 뿐이다" - 맹자

'무예 > 국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궁과 양궁의 비교  (0) 2008.08.24
우리나라의 다양한 화살.  (4) 2008.08.12
활쏘기 동영상  (0) 2008.07.25
[영상] 조선의 비밀무기, 편전  (0) 2008.07.21
영집궁시박물관  (0) 2008.06.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