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은 "무예의 왕이다"라고 하죠
이 말은 무예도보통지의 곤봉편에 나와있습니다.
앞서 연재했을 때는 곤봉과 관련한 말이 아니라서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世傳長槍固藝中之王" 이라고 쓰며 그 뒤에 창 또한 무예중 으뜸이다라고 쓰고 있죠.
그리고 그 말에 이어서 무예계의 속담(諺)에 이르길 '천번 내려치는 것이 한번 찍어 치는 것(찌르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을 써놓았습니다. 그만큼 창이라는 병기가 중요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이 장창은 무예도보통지의 가장 첫번째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4권으로 이루어진 무예도보통지의 첫번째 책을 장창, 죽장창, 기창(旗槍), 당파(삼지창), 기창(騎槍), 낭선의 창류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장창도 여타 기예처럼 일단 처음에 중국식의 창과 우리나라의 창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왼쪽이 우리나라의 형태 오늘쪽이 중국의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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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과 우리나라식의 차이는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식에는 창날에 혈조(날의 가운데 홈이 파여있는 것을 혈조라 합니다.) 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밑에 둥근 원판인 석반이 있다는 것과 창의 자루 끝에 뾰족한 준이 있다는 것입니다.
혈조라는 것은 요즈음의 대부분의 도검에서 보입니다. 그 기능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설은 없지만 찔렀을 때 날을 다시 뽑기 용이하기 위함이라고 흔히들 알고 있습니다.
이 석반 또한 창날이 과도하게 박힘을 방지하는 용도이기도 하며, 특히 이 석반의 끝을 날카롭게 갈아서 적들이 창자루를 잡지 못하도록한다고 무예도보통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장창의 길이는 1장5척으로 주척으로 환산하면 3미터가 좀 넘습니다.
위의 그림에 장창옆에 써있는 글은 장창을 만드는 법인데요.
창의 자루끝부분은 손으로 잡았을때 남음이 없도록 꽉차야하고 중간에서 날부분으로 갈수록 점차 가늘어져야 한다고 써있습니다.
(같은 힘이라면 접촉면이 작을 수록 그 충격력이 크기 때문이겠죠?)
그 뒤로 장창편에 나오는 내용의 많은 부분이 장창을 만드는 나무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장창이 진영에서 가장 주된 공격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견고하고 잘 만들어야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튼 어떤나무를 사용하는 지에 대한 내용말고는 창은 양가창이 이화창이라 하여 유명하다라는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창을 쓰는 법으로 유명한 것은 사가창, 마가창, 금가창, 장비신창, 오현신창, 괴돌창, 괴도창, 아미창, 월창, 지설창등이 있다고 합니다.
장비나 아미 같은 것은 많은 들어본 말이네요. ^^ 역시 장비하면 창이죠 ㅎㅎ
이 이화창은 창에서는 매우 유명합니다. 무예도보통지에도 그 내용을 여럿담아놓았는데요
왕명학이라고 하는 명나라 만력14년에 무과에 급제한 장수가 말하길 "장창의 법은 양씨에게서 비롯되어 이화라 하였는데 천하가 모두 숭상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화창에 대해서 색다른 기록도 있습니다.
왕사의 라는 사람이 남긴 기록인데요. " 이화창이란 이화 한통을 장창의 머리에 매어 달아서 적을 맞아 싸울때에 이화통을 한번 발사하면 몇장이나 멀리 날아가서 상대에게 그 약이 닿으면 즉사하고 창은 여전히 적을 찌를 수 있으니 곧 제일가는 화구가 된다" 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척계광이 논한 창세는 이화창이긴 하나 화구는 아니라고 하네요.
전에 권법의 경우 송태조 장권32세에 기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창의 경우 장창24세라고 흔히 유명하데요.
1598년 무예제보의 편찬을 맡았던 훈국랑 한교가 명나라 장수들을 통해서 12세만을 알 수 있었고 스스로 연구한 끝에 나머지 12세도 기록하여 놓았습니다.
그 결과 장창의 경우 전보와 후보로 나뉘어서 각각 12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죽장창의 경우는 특별히 비교설명이 없습니다.
실제로 죽장창의 경우 그 길이가 20척으로
주척으로 해도 4.5미터 이상입니다.
이 정도 길이면.. 특별히 어떠한 것을 더 첨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장창은 무예도보통지에 보면 "지금은 전죽(통대나무)위에 얇은 칼날을 시설하여 사용"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통대나무를 사용한 경우 그 강도가 약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척계광은 나무자루로 바꾸어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죽장창은 견고하고 날카로우며 그 허리에 탄력이 대단히 강했다고 합니다.
총보를 보면 태산압란세 이후 진왕점기세 3회 금룡파미세 3회 단봉무풍세 3회 한신마기세 3회 이후 백원타도세 철번간세를 한번씩 하고 금룡파미 단봉무풍 한신마기 백원타도세를 연달아 하고 마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동작을 여러번 반복하는 것을 보면 긴 죽장창을 이용하여 힘을 기르는 것이 주목적의 하나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당시 사람들의 평균신장은 150정도 되었을까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리 크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자기 신장의 2-3배가 되는 무기들을 들고 수련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굉장히 위용있었을 것 같습니다.
위의 영상은 2008.5.4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있었던 십팔기보존회의 장창 공연입니다.
장창의 전보만을 각색하여 시연하였습니다.